쫑쫑이네 공부방

‘IT Comtor’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본문

베트남진출 한국기업 현황

‘IT Comtor’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Tony Han 2023. 3. 16. 23:05

베트남에서 혹은 해외에서 한국 측과 IT 관련 일을 해보셨거나 베트남 개발팀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단어입니다. 한국 개발조직에서는 볼 수 없는 직군이고, 정식 명칭은 IT Communicator로 한마디로 IT 기업에서 일하는 전문 통역입니다. 이 직군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들어가 보기 전에 애초에 왜 니즈가 생겼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베트남 IT 기업 (주로 아웃소싱 업체)에서 클라이언트와 소통하기 위해 일본어, 한국어를 하는 베트남인들은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채용을 해왔었습니다. 한국, 일본은 자국민 언어를 쓰는 인력이 없이 두 나라에 진출하는 해외 업체들에겐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웃소싱 업체에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있느냐,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있느냐 이 차이로 프로젝트 계약의 승패가 갈립니다.

 

베트남 아웃소싱 회사들의 주 클라이언트인 한국, 일본 본사에는 영어 혹은 베트남어를 사용해가며 외주를 디테일하게 조율할만큼 충분한 인력도 여력도 없습니다. 제 생각엔 그만큼 한국 기업들이 아직까진 글로벌화에 필요한 준비가 안 되어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한국말 못 하는 외국업체와 일하는 걸 두려워하는 업체가 꽤 많거든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베트남 현지의 IT Comtor들이 이렇게 현지 아웃소싱 업체에서 근무를 할 경우 클라이언트와 직접적으로 컨택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현지 아웃소싱 업체에서도 IT Comtor들을 완성형 인재로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며 큰 업체일수록  경력직만 채용을 합니다.

 

그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일본 업체들은 왜 IT Comtor를 채용할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베트남에 진출한 일본 기업과 한국 기업의 조직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일본 기업 같은 경우 굉장히 보수적인 회사 운영을 하기로 유명하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 기술 유출 방지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매니저급이 아니더라도 일반 사원들까지 현지채용 혹은 주재원으로 일본에서 파견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어느 나라 기업이건 국적을 불문하고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이유가 인건비 절감 이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현지인들을 제외한 자국민 위주로 채용을 하는 것 자체가 큰 모순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한국인이라 이해 못하는 거겠죠) 일본 자국민은 베트남인에 비해서 인건비도 높은 편이며, 주재원으로 본사에서 파견을 보내는 경우에 월급을 제외하고도 아파트 렌트비, 생활비, 자녀가 있을 경우 자녀 학비까지 내줘야 하기 때문에 본사 입장에서는 본토에서 채용하는 것보다 훨씬 부담스럽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직이 아니더라도 자국민 채용을 선호합니다.

한국 기업의 경우 당연히 본사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한국인들을 채용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C - level 들이며 이런 핵심 인원 이외에는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인 통역을 채용하여 사업을 합니다. 생산비용 절감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베트남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들이기 때문에 특이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한국인의 개입을 최소화시키며 흔히 말하는 로컬라이징을 진행하죠. 서비스도 베트남어로, 운영도 베트남인들 위주로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즘 베트남 당국이 외국인에 대한 비자나 워크퍼밋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새는 더 심해지는 편입니다.


일본 IT Comtor를 보유하고 용역을 전문으로 받는 회사도 있네요 (출처- comtor.jp)

IT Comtor는 베트남에서도 일본인 채용을 고집하는 일본 기업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일본 IT기업들이 먼저 채용을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 모회사를 둔 베트남 자회사는 어떤 형식으로든 모회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끊임없는 소통을 해야 하는데 베트남인+일본어+개발자 경력 인 사람을 찾기엔 불가능에 가까운 인재상이며 그렇다고 베트남어를 비즈니스 수준으로 구사하는 일본인을 끊임없이 채용하기에도 무리가 있죠.

이런 환경 때문에 일본어를 할 줄 알면서 개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베트남인을 채용하기 시작한 거 같은데 이런 니즈가 많아지면서 Japanese IT Comtor라는 새로운 직군이 생겨난 거 같습니다. (제 추론입니다.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들의 업무는 일본 본사와 베트남 개발자들 사이에서 통역 및 프로젝트 관리를 수행하는 역할이며 일본 같은 경우 한국보다 오래전부터 베트남에 IT 쪽으로 진출하였기 때문에 그만큼 일본어가 가능한 베트남 IT comtor들은 풀이 넓고 경력자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일본 업체들이 오랫동안 베트남에서 자금과 시간을 투자하며 인력들을 교육을 시킨 거겠죠?

IT Comtor의 R&R (출처- comtor.jp)

 

한국의 경우 일본에 비해 늦게 IT 쪽으로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으며 최근에 국내 개발자 연봉 인상률에 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한국 기업의 임원진들에 대한 베트남 진출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 같습니다.

 

그럼 한국어를 구사하는 베트남 IT Comtor들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본 IT Comtor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전반적으로 인원들의 경력 및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본기업에서 일해본 경험이나 일본 IT Comtor와 직접적으로 소통을 해본 적은 없지만 니즈가 없거나 일본 기업들이 필요성을 못 느꼈다면 이미 사라져야 했을 직군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IT Comtor를 전문적으로 아웃소싱 하는 업체도 있는 걸로 봐서는 이미 그들의 존재감이 검증이 된 게 아닐까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뭐야? 베트남에서 한국 콘탠츠가 인기 많아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거 아니었어? 뉴스에서는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어학과가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보통은 10년 이상 경력을 가지신 한국 본사의 리더급 개발자들과 소통할만한 IT지식과 한국어 실력을 겸비한 베트남인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K-뷰티가 오래전부터 유행이였어서 화장품, 의료, 제조업 직군 통역을 담당을 해본 현지인분들은 비교적 찾기 쉬운 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어가 가능한 IT Comtor 또한 당연히 충분히 시간과 돈을 들여 채용을 진행한다면 찾을 수 있겠죠. 하지만 한국의 중,소 기업들은 그 정도로 시간적, 자금적으로 여유롭지도 않고 설령 찾는다 하더라도 그 정도 스펙과 커리어에 대한 야망이 있는 베트남인이라면 IT Comtor보다는 Project Manager가 되는 걸 선호하지 단순 통역직에 머물고 싶지는 않아 합니다. 연봉 차이가 2배 이상 나기도 하니깐요.

그리고 개발자가 있는 회사를 재직 중이신 분은 아시겠지만 같은 언어를 쓰더라도 개발자라는 직군이 소통하기 쉽지 않습니다. 소통도 어려운데 심지어 실시간으로 통역을 해야하다보니 더 높은 수준의 인력들이죠.

원데이 클래스인데 교육비가 30만원이네요. (출처 - IT지식 완전정복-개발자와 소통하라! )

예를 들어  '나 영어 꽤 해' 하는 비개발자 한국분에게 한국어로

“소켓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많은 유저들을 실시간으로 연결시킬 순 있지만 다 사용한 소켓에서 나가게 되면 방이 살아있어 시스템에 해로운데 이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라고 전달했을 때 이를 영어만 할 줄 아는 클라이언트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분들이 몇이나 계실까요? 심지어 이러한 대화가 매일 회의 때마다 1시간 이상 오고 가기 때문에 단순 언어 능력의 문제는 아닙니다.

위에 문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프로젝트 혹은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웹서비스 혹은 애플리케이션에서 애초에 왜 소켓을 사용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유저들이 유입되면 서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방이 살아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시스템에 어떻게 해로운지? 등등.

당연히 ‘한국어학과 나왔으면서 이 정도도 못해?’라고 하실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베트남의 인력 수준을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비단 언어의 능력뿐만 아니라 집중도 + 프로젝트의 이해도 + 커뮤니케이션 스킬 + 전반적인 IT 용어 정도의 정의는 알아야 word by word로 전달하지 않고 듣는 이에게 맥락을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전달하는 사람이 이해를 못하면 듣는사람도 이해하기 힘들죠. 이제 막 한국어 학과를 졸업한 베트남인들을 대상으로 이 정도 실력을 요구하는 건 정당하지 않고 한국 기업들의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이유로 완성형 인재를 채용하기보다는  한국말을 잘하는 센스 있는 베트남인 을 채용하여 돈을 줘가며 무료로 IT 특강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10년전 일본이 베트남에서 해오던걸 이제 하는 중이랄까요. 10년 뒤면 경력이 풍부한 한국 IT Comtor들이 많아질지도 모르겠네요. 

IT Comtor의 의존도를 줄이려면 한국 본사와 베트남 지사의 개발 리더들이 영어를 끝장나게 잘하거나 현장에서 베트남어에 완전히 통달한 한국인을 채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단기간에 마법처럼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IT 기업들의 이러한 채용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베트남에의 한국 IT 회사들이 현재 이상적인 조직도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조만간 성공적인 조직도 및 방법론이 나와 여러분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반응형
Comments